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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민이 피곤하다

발행인 칼럼

 

화성특례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장이 민원인에게 폭행당한 사건에 대해 지금까지 논평을 내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다. 일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폭력을 선택하는 것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점 또한 분명히 하고 싶다. 우리 도시를 대표하는 시장이 백주대낮에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시민 모두에게 큰 충격과 상처가 됐다.

 

그러나 오늘 펜을 드는 이유는 사건 이후 발표된 화성특례시와 화성특례시의회의 입장문을 접하며, 시민으로서 아쉬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첫째, ‘중상’이라는 표현이 적절한가 하는 의문이다. 일반적으로 인대 파열에 전치 4주 진단은 ‘경상’ 이라는 표현을 쓴다. 시장님이 많이 다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차에 중상이라는 입장문을 보고 의아했다.

 

둘째, 살다보면 예상하지 못한 폭력 상황에 누구도 휘말릴 수도 있다. 피해자 잘못도 아니고, 그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 후 이어진 시와 의회의 입장문 발표는 시민이 시장 및 공직자를 걱정하게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시장은 든든하게 시민을 지키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시민이 시장 걱정을 하는 상황을 만들지 말았으면 한다.

 

셋째, 입장문에는 ‘테러’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테러’라는 단어는 자칫 피의자에 대한 인격적 낙인이 될 수 있다. 과연 전치 4주의 부상을 ‘테러’라 부르는 것이 과도하지는 않은가? 또한, 테러가 맞다면 왜 피의자는 조용히 풀려났는가?

 

넷째,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에 모두가 공감한다면, 왜 화성특례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만 성명을 발표했는지도 의문이다. 폭력은 당을 가르지 않는다. 어느 당 의원이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시의회는 모든 의원이 공동 성명을 발표했어야 마땅하다. 시장과 같은 당 만의 발표는 ‘혹시나 그 당의 유불리로 인함인가?’ 라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다섯째, 우리 나라는 법치국가다. 잘못을 저질렀으면 그에 합당한 벌을 받으면 된다. 정명근 시장도 속상하고 억울하겠지만, 피의자가 법의 심판을 받도록 내버려 두라. 본인은 담담하게 시정을 돌보는 것이 맞다.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릴 일을 자꾸 회자 시키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이 정명근 화성특례시장과 공직자에게 정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시장과 공직자를 위하는 사람으로서 진정 안타까운 마음이다.

 

마지막으로 시장과 공직자는 시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단호하면서도 담담하게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 정치권 역시 특정 정당을 떠나, 폭력 근절이라는 공동의 원칙 아래 서야 한다. 시민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방식으로 사건을 확대하거나 소모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공직자의 역할은 오직 시민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 뿐임을 기억하기 바란다. 생업으로 인해 시민의 삶은 이미 고되다. 정치권의 이런 일들로 시민을 피곤하게 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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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희 기자

안녕하세요
미담플러스 대표, 편집장 박상희 기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