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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성특례시는 상시 고용하는 인력은 직접 채용으로 책임을 다하라.(릴레이 기고3)

화성노동안전네트워크 공인노무사 박정준

 

202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모두가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해야하지만, 차가운 해고 통보로 새해를 맞이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화성시로부터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청소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용역업체 소속 청소노동자들입니다. 청소 노동자들은 10년 이상 화성시에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청소업무를 해왔지만, 2025년 12월 31일자로 사실상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용역업체는 근로계약 만료에 따른 종료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정당한 고용관계 종료가 아니라 명백한 부당해고에 해당합니다. 화성시는 용역업체의 ‘경영권’을 이유로 노동자의 고용불안을 방관하고 있습니다. 화성시는 업체의 부당해고에 적극 개입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상시·지속적으로 필요한 업무는 직접고용을 통해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용역업체의 계약만료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합니다.

 

먼저 용역업체의 계약만료 통보에 대하여 살펴봅니다. 용역업체가 계약만료를 이유로 정당한 고용관계 종료라고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기간제 또는 용역노동자의 근로관계에 대하여, 근로계약·단체협약·취업규칙 등에 근로계약이 반복적으로 갱신되거나 고용을 승계한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자체로 근로자에게 계약갱신 또는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명시적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이 체결된 경위, △용역업체 변경에 따른 고용승계 관련 기존 관행 △노동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자에게 계약갱신 또는 고용승계에 대한 합리적인 기대가 형성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계약갱신 기대권에 관하여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고용승계 기대권에 관하여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두57045 판결에서 명확히 설시된 법리입니다.

 

이 사건에 위 법리를 적용하면 기대권이 인정됨은 자명합니다. 화성시 청소업무 민간대행 용역계약 과업지시서 제39조는 기존 노동자의 ‘고용승계’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해고된 노동자 중 한 명은 네 차례의 근로계약을 체결하며 16년간 근무해왔고, 이는 장기간 반복 고용의 관행 역시 존재함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용역업체는 노동조합 간부만을 특정하여 계약만료를 통보했습니다. 해고한 노동자를 제외하고 다른 노동자는 고용승계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부당노동행위에도 해당할 수 있습니다.

 

결국 용역업체는 화성시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부여된 과업지시를 위반한 것입니다. 따라서 화성시는 이를 근거로 용역업체에 시정조치를 명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성시가 용역업체의 ‘경영권’을 이유로 이를 방관하는 것은 사용자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며, 화성시가 용역업체로 하여금 부당노동행위를 조장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이와같이 현재 용역업체의 부당해고를 넘어서 용역업체의 노조 탄압이 추정되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화성시와 청소노동자 간의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상시·지속적 업무의 직접 고용은 사회적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중앙정부 정책 기조와도 일치합니다.

 

민간위탁을 통한 고용의 유연성 확보는 단기적 비용절감의 논리로 제시되지만, 민간위탁이 반드시 비용절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간접고용 구조에서는 인건비 외에도 일반관리비, 업체 이윤, 부가가치세, 감독비용 등 추가적인 간접비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업체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동자에게 열악한 근로조건을 강요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화성시의 경우, 매년 직접노무비 지급 기준에 따라 임금이 인상됐고, 해당 인상분은 용역비에 반영됐습니다. 이는 화성시가 직접고용을 할 경우 부담해야 할 직접노무비 외에 불필요한 간접비와 이윤까지 추가로 지출해 왔음을 의미합니다.

 

특히 민간위탁 구조는 단순한 고용불안정의 문제를 넘어 산업재해 위험을 구조적으로 증폭시키는 비용 구조이기도 합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발간한 「국내 산업별·직종별 특성과 사망사고 발생위험 분석연구(Ⅰ)」(2021.11.30.)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환경부 집계 환경미화원 사고사망자 18명 중 지자체 직접고용 노동자는 2명,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는 16명으로, 간접고용 노동자의 사망 위험이 8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동일한 공공업무를 수행하더라도 고용형태에 따라 생명과 안전의 수준이 구조적으로 달라진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최근 화성시에서 발생한 가로청소 노동자 사망사고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청소노동자의 직접고용 문제는 중앙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 기조와도 부합합니다. 2017년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여 지자체 용역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추진하였습니다. 또한 공공부문의 정규직화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인 ‘공공부문 상시·지속·생명안전 업무 정규직 고용 원칙 확립’과도 일치합니다. 직접고용은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라, 공공서비스의 질, 노동자의 고용안정성, 정부정책의 정합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정책적 선택입니다.

 

화성시는 청소노동자의 직접 고용 원칙을 선언하고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화성시 생활폐기물 수거·운반 청소업무는 15년 이상 수행되어 온 상시·지속적 공공업무입니다. 단순히 계약만료를 이유로 고용을 종료하는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합니다. 더는 화성시 청소노동자에게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불이익을 전가해서는 안 됩니다.

 

화성시는 책임 있는 공공서비스 제공자로서 노동자의 고용 안정과 생존권 보장에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용역업체가 계약만료를 빌미로 한 해고 통보를 즉각 중단하도록 조치하고,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전환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실행해야 합니다.

 

프로필 

- 노무법인 약속 공인노무사

- 화성노동안전네트워크 운영위원

- 경기도 마을노무사

- 경기도 이민통합지원센터 고문노무사

- 근로복지공단 경인남부질병판정위원회 판정위원

- 평택안성비정규노동센터 운영위원

- 평택외국인복지센터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