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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세레나 마라니노 편지] 그리워 하는 우리 닭들에게

산안마을에서는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한 대량 살처분이 이뤄졌습니다.
이에 산안마을에서 일하는 스위스 사람 세레나 마라니노의 애도의 글을 공유 합니다. @편집자주

 

그리워 하는 우리 닭들에게

 

닭들아
너무 보고 싶어요. 너희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직도 믿을 수가 없어요. 너무 갑작스럽고, 너무 폭력적이었지. 너희들을 더 잘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해요.
시간을 되돌리고,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만 있다면. 잠에서 깨어 농장으로 갈 거에요. 아침에 수탉 울음소리가 들려, 아직 자고 있는 네 친구들을 깨울 거예요. '안녕'이라고 인사하고 잘 지내냐고 묻고, 너희들의 알을 줍고 오늘 너희들이 얼마나 귀여운지, 어제보다 얼마나 컸는지 말해줄 거에요. 사랑으로 가득 찬 마음으로, 너희들의 아름다운 사진과 영상을 찍을 거에요. 온 세상에 너희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 보여주기 위해서. 너희들을 여러 이름으로 부를 거에요. 베비들, 닭들이, 귀요미들, my loves, cuties, 내가 너희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해주고 싶어요.


 

하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어요. 아침이 되면 너희들이 아직 살아 있는 꿈에서 깨어나요. 농장으로 향하는 길에 고요함에 가슴이 아파요. 너희들이 없다는 것이 내 마음의 무거운 짐이 되어 매일매일을 살아가요.


우리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다시 시작하려고 계획하고, 조사하고,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모두 지치고 슬프지만, 우리는 매일매일 일해요. 상처받은 마음에도 시간은 멈추지 않아요. 우리는 이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해요. 너희들과 다른 무고한 영혼들이 다시는 희생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해요.

 

이 모든 노력은 너희들을 위해 하는 것이에요.

 

산안마을에서 일하는 스위스 사람

세레나 마라니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