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플러스 박상희 기자
무더운 역대급 폭염 속에 반가운 소나기가 찾아온 8월 3일, 화성시 남양읍 누림아트홀에서 청량한 판소리 자락이 울려 퍼졌다.
2025 화성예술지원을 받은 공연단체 <술래>의 판소리음악극 "이산이 두고 온 情"이 관객들을 만난 것이다. '이산'은 화성시가 품은 역사의 인물 정조대왕의 다른 이름으로, 이번 판소리음악극은 이미 널리 알려진 정조대왕의 왕좌의 무게보다 더 무거운 한 인간의 마음을 오롯이 조명해보고자 했다.
극작과 연출을 맡은 박정봉 <술래>대표는 화성을 기반으로 이미 정조의 삶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다양하게 펼쳐온 바 있다. 판소리 <정조가-어떤 왕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이번 음악극에 대하여 박 대표는 "찬란한 개혁군주 정조의 이면에서 우리는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두려움과 사랑하는 가족을 지켜내지 못한 인간의 아픔을 발견한다"라며 "역사의 거대한 서사가 아닌 한 인간이 품고 살아간 지고지순한 정에 주목하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보면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임에도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이 부모님의 손을 잡고 객석을 가득 메웠다. 폭염도 잊을 만큼 무대를 가득 채우며 뚫고 나오는 청량한 판소리 곡조에 모두들 금방 빠져 들었다.
몰입한 관객 중에는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도 눈에 띄었다. 진보당 수석대변인을 맡아 최근 주로 국회에 있는 홍 소장은 이 작품의 연출 및 음악 감독과의 인연으로 공연을 찾았다고 했다. 홍성규 소장은 "우리 동네 한복판에서 이렇게 수준높은 판소리 공연을 만나게 되어 너무 좋다. 더위를 잊고 금방 빠져들었다"라며 "많은 서사를 품고 있는 정조대왕의 이야기가 더욱 풍성하게 해석되길 바란다. 그것이 곧 우리 화성만이 가질 수 있는 문화적 힘이 아니겠느냐"라고 소감을 밝혔다.
소리꾼 4명과 악사 4명이 80분을 꽉 채운 이 공연은 프랑스 파리 K-VOX 페스티벌 초청작이며 국립민속국악원 판놀음 별별창극 선정작이다. 정조 효 문화제 폐막공연 선정작이기도 하다. 공연단체 <술래 Creative Art Company>는 지난 2009년 창단하여, 변해야만 변하지 않는 전통예술의 가치, 동시대성, 그리고 공존에 착목하여 판소리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예술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