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9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사회

화성 효 마라톤은 차별을 조장하는 참가 신청 대상을 즉각 변경하라!

5월 8일 오전 10시 30분 화성시청 앞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한 경기도 만들기 도민행동' 기자회견

화성 = 미담플러스 박상희 기자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한 경기도 만들기 도민행동 (이하 도민행동)’은 5월 8일 오전 10시 30분 화성시청 앞에서 “화성 효 마라톤은 차별을 조장하는 참가 신청 대상을 즉각 변경하라!” 라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직전 화성여성회 한미경 대표와 본지 기자는 짧은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미경 화성여성회 대표는 “효마라톤에서 남여 커플만 커플런을 뛸 수 있거나, 3인 이상의 가족만이 가족런을 뛸 수 있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분들이 있었다. 이런 문제 제기가 됐을 때 화성특례시가 시정하겠다고 했다면, 기자회견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다”라고 발언했다. 사전 인터뷰 영상과 ‘도민행동’의 기자회견, 이어진 항의 서한 전달 영상뉴스는 미담플러스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도민행동'은 차별과 혐오없는 평등한 지역사회를 바라는 여성·인권·노동·시민·사회단체가 모여 2019년 발족했다. 이 단체는 그동안 평등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행정감시, 평등한 지역언론만들기 협약, 차별금지법제정 등의 활동을 해왔다.

 

 

이날 기자회견은 성희영(인권교육 온다) 활동가의 사회로 진행됐다. 첫 번째 발언자인 안은정(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는 “저는 마라톤을 좋아하는 시민으로, 화성 효 마라톤처럼 모두가 함께하는 대회에서 차별과 배제가 발생하는 상황은 매우 유감스럽다. 제 친구는 한부모 가정으로 아이와 둘이 참가하려 했지만, 대회 참가 기준이 가족을 3인 이상으로 한정해 신청조차 할 수 없었다. 다양한 가족 형태와 커플, 동거 관계 등은 마라톤에서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차별이다. 지자체는 시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오히려 공공기관이 차별을 방조하고 있는 셈이다. 이 문제는 단순한 규정 수정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벌어진 차별에 대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차별은 일상의 틈에 숨어 있다. 평등도 마찬가지다. 화성특례시가 이번 일을 계기로 모두를 위한, 차별 없는 정책을 만드는 지자체로 나아가길 바란다” 라고 발언했다.

 

두 번째 발언자인 김은지(경기여성연대 사무국장)은 자신이 사는 빌라에서 8가구 중 단 두 가구만이 마라톤 가족런 기준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예로 들며, 이같은 제한된 기준이 현재 시민들의 삶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할머니와 함께 사는 친구, 동성 커플, 비혈연 공동체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또한, 이런 차별적인 기준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외면한 언론 보도에 대한 실망도 표했다. 김 활동가는 “이런 가족 형태는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아니라 늘 존재해왔던 현실”이라며, 화성특례시와 주최 측이 더 이상 다양한 시민을 외면하지 말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발언자인 한미경 화성여성회 대표는 "경기도 여성단체 활동가와 함께 해서 든든하다. 효마라톤이 시대적 변화와 함께 행정이 취하고 있는 태도가 문제라고 본다. 행정은 많은 사람을 대변해야 한다. 그들의 인권 침해에 적절하고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 효마라톤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사과하면 될 일이다. 행정을 유지하려면 성평등 감수성, 노동인권, 아동, 등등 다양한 감수성을 지녀야 한다. 문제 제기를 당하면 무엇이 문제인가를 돌아봐야 한다. 문제 지적을 하는 시민의 입장에서 해결하려 해야 한다. 사과, 후속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 문제의 해결은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마라톤 참여자에게 알리고 사과하기 바란다" 라고 발언했다. 3명의 발언 뒤 박유리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사무국장), 조귀제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부본부장, 여성위원장)의 기자회견문 낭독이 있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화성 효 마라톤은 차별을 조장하는 참가 신청 대상을 즉각 변경하라고 요구했다. 도민행동은 "화성 효 마라톤 대회는 26년째 이어오고 있는 지역의 전통 있는 행사이나 변화하는 시대적인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 또한 차별이라 문제를 제기하는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화성 효 마라톤 참가 대상은 1인, 2인, 커플런, 가족런(3-5인), 삼대런(5인이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화성 효 마라톤의 참가 자격을 기준으로 보자면 가족은 3인 이상이어야 하며, 커플런은 남/녀로 제한되어 있다. 성별이 같은 참가자가 커플로 신청할 경우 취소된다. 가족의 인원 구성을 3인으로 한정함으로써 이 기준에 합당하지 않은 가족은 다른 방식으로 참가해야 하는 차별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커플을 남/녀로 한정함으로써 다양한 사회적인 관계들은 참가에서 배제되고 있다. 왜 ‘화성 효 마라톤’은 아직도 시대착오적이며 차별적인 방식을 고수하는가? 변화하는 시대의 현실을 반영하고 의견을 수렴하여 보완할 때 더 나은 행사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단순히 한번 치르는 행사, 주최 측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행사가 아닌 시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는 마라톤대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발언했다.

 

 

기자회견문 낭독 후 ‘도민행동’은 “화성 효 마라톤은 시민들의 문제제기에 즉각 응답하라! 화성 효 마라톤은 차별을 조장하는 참가 신청 대상을 즉각 변경하라!” 라고 구호를 외쳤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종복 화성특례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은 본지 기자와 대화에서 "화성특례시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과 커플이 존재합니다. 화성 효 마라톤 신청기준으로 인해 상처받았을 가족과 커플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더 나은 화성특례시와 화성 효 마라톤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여 개선해나갈 것을 약속드리기 위해서 참석했습니다." 라고 발언했다.

 

기자회견 직후, 이들은 화성 효 마라톤 참가 기준에 대한 문제 제기를 담은 항의 서한을 화성시청 체육진흥과에 전달했다. 이에 대해 화성시청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본지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내년에는 기자회견에서 제기된 의견을 검토해 규정을 다시 살펴보겠다”면서도 “올해 대회에 바로 반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항의 서한을 받으신 이후, 도민행동 측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오는 5월 13일 화요일에 만나기로 예정돼 있다”라고 답했다. 한편, 도민행동 측은 주말 열리는 효 마라톤 행사에서 대회 주최 측의 공식 사과를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을 묻자, 해당 관계자는 “제가 답변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내부적으로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프로필 사진
박상희 기자

안녕하세요
미담플러스 대표, 편집장 박상희 기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