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유리창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눈을 떴다. 밤새 내리던 비는 아직 그칠 줄 모르고, 세상의 모든 소리를 잠재우며 고요히 이어지고 있었다. 층층이 불빛을 밝히던 아파트 창들도 언제부턴가 하나둘 꺼지고, 어둠 속에서 오직 가로등 불빛만이 빗방울을 받아내며 서 있었다. 그런 새벽의 빗소리는, 왠지 낯설지 않았다. 오히려 잔잔한 기도로 내 마음을 감싸는 듯했다. 어제 한국 가톨릭 문인협회의 피정(避靜)을 끝내고부터 어머니가 그리웠다. 십 년이 훌쩍 지났건만, 떠나신 그날의 얼굴은 아직도 선명하다. 눈을 감으면, 새하얀 구름 위에서 환히 웃으시며 묵주를 매만지던 모습이 떠오른다. 생전에 어머니께서 그토록 의지하시던 묵주, 그 한 알 한 알에 깃든 사랑과 기도의 숨결이 지금도 내 가슴에 살아 있다. 어머니의 손은 언제나 묵주와 함께였다. 아침이면 창가에 앉아 묵주 알을 굴리며 하루의 평화를 빌고, 저녁이면 어둠 속에서도 촛불 같은 기도를 이어가셨다. 그 손길은 자식들을 위한 간절함으로 젖어 있었고, 그 마음은 하느님 앞에서 한 치의 숨김도 없이 내어놓는 순수함이었다. 내가 경찰관으로 현장을 누비며 위험 속에 있을 때도, 어머니는 언제나 묻곤 하셨다. “어제 시위
화성특례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장이 민원인에게 폭행당한 사건에 대해 지금까지 논평을 내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다. 일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폭력을 선택하는 것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점 또한 분명히 하고 싶다. 우리 도시를 대표하는 시장이 백주대낮에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시민 모두에게 큰 충격과 상처가 됐다. 그러나 오늘 펜을 드는 이유는 사건 이후 발표된 화성특례시와 화성특례시의회의 입장문을 접하며, 시민으로서 아쉬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첫째, ‘중상’이라는 표현이 적절한가 하는 의문이다. 일반적으로 인대 파열에 전치 4주 진단은 ‘경상’ 이라는 표현을 쓴다. 시장님이 많이 다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차에 중상이라는 입장문을 보고 의아했다. 둘째, 살다보면 예상하지 못한 폭력 상황에 누구도 휘말릴 수도 있다. 피해자 잘못도 아니고, 그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 후 이어진 시와 의회의 입장문 발표는 시민이 시장 및 공직자를 걱정하게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시장은 든든하게 시민을 지키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시민이 시장 걱정을 하는 상황을 만들지 말았으면 한다. 셋째, 입장문에는 ‘테러’라는 표현까지
머리카락을 스치는 바람 속에서 이름 모를 꽃향기가 묻어온다. 그 향기만으로도 지나간 세월이 불려 나온다. 설렘과 아쉬움과 그리움이 겹치며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나도 모르게 살아온 날들을 하나씩 꺼내 본다. 요즘은 사람들과의 거리가 멀어졌다. 대신 가족과의 거리는 가까워졌다. 외식 대신 집밥, 회사 대신 재택근무, 모든 생활이 집 안으로 들어왔다. 자연스레 글을 쓰는 일도 잦아졌으나, 글은 예전보다 더 어렵다. 문우들과 만나면 “멋모르고 쓰던 시절이 좋았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늘 어머니의 모습이 먼저다. 새벽녘 잠에서 설핏 깨어 보면 어머니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문을 열고 내다보면 우물가에 앉아 두 손 모아 기도하는 모습이 있었다. 귀 기울이면 늘 자식들의 앞날을 비는 기도였다. 나는 그 기도와 눈물 젖은 고구마를 먹으며 자랐다. 당시 우리 가족은 대가족이었다.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자란 아이는 아니었지만, 존중과 인정 속에 귀하게 자랐다. 부모님께서는 누구보다도 시대를 앞서 계셨던 분이다. 덕분에 나는 자식이기 전에 인간으로서의 대접을 받았다. 어린 날의 꿈은 선생님이었다. 중학교를 마치자 꿈은 멀어졌다. 내가
미담플러스 박상희 기자 화성특례시 남양읍 수화 1리에서 가을 추수를 맞아 마을의 화합과 발전을 기원하는 ‘제6회 물꽃마을 축제 한마당’이 열렸다. 축제는 9월 22일 오전 10시 30분 창문아트센터(센터장 박석윤) 에서 진행됐으며, 수화 1리 주민들이 함께 준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풍성한 먹거리로 흥을 더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에이스색소폰앙상블(단장 이해성) 의 감미로운 색소폰 공연을 포함하여 여러 예술인들의 특별초청 공연이 펼쳐져 수화 1리 마을 주민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주민이 주도한 마을 전시회 ‘물꽃 마을 아트마당’도 창문아트센터 내 '갤러리 문'에서 동시에 열렸다. 이번 전시는 9월 28일까지 이어지며, ▲김종문 ▲김종순 ▲백두현 ▲백승일 ▲선우미영 ▲윤화경 ▲이순자 ▲수화리 부녀회 등이 참여해 서예, 캘리그라피, 업사이클링 목공, 십자수 등 마을의 정서와 참여 작가의 예술적 감각을 담은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물꽃 마을 아트마당'을 기획한 박석윤 창문아트센터장은 "이 전시는 박석윤은 마을공동체가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의 기록이며, 주민들이 직접 만든 작품은 전문적 기술을 넘어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화성특례시는 최근 화성예술의전당 무대음향 장비 논란과 관련해 형사·민사 소송 가능성을 언급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언론 보도에 문제가 있다면 해당 매체에 정정보도 요청이나 반론 보도를 요구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다. 아직 사건의 실체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 전체를 향해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취재 지원자료를 배포한 방식은 지방정부의 대응 방식으로 적절치 않다. 더구나 9월 22일 오전 10시에는 화성특례시의회 김종복 문화복지위원장의 ‘문화예술의전당 무대 음향 장치 특정 장비 의혹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예고하고 있다. 기자회견이 열리기도 전에 배포된 이번 취재지원자료는 자칫 언론의 정당한 문제 제기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지방정부의 언론 대응은 신중해야 한다. 특정 기사에 문제가 있다면 해당 언론사를 대상으로 절차에 따라 대응하면 된다. 언론 전반을 향한 법적 조치 거론은 불필요한 논란을 키울 뿐 아니라, 공공의 신뢰를 해칠 수 있다. 잘못 알려진 사실이 있다면 차분하고 성실한 설명으로 바로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언론과 지방정부는 감시자이자 동반자다. 갈등을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 소통을 통해 신뢰를 쌓아가는
화성특례시 입장문 화성특례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정직하고 성실하게 헌신하는 공직자들의 사명감을 위축시키고 명예를 훼손하는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공직자들에 대한 신체적 안전 뿐만 아니라 정신적 안정 보호를 위해 입장을 밝힙니다. 2025년 9월 16일 오전 11시 40분경, 화성시 정남면 소재 식당에서 개최된 지역 기관장 오찬간담회 중 악성 민원인이 정명근 시장에게 폭력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정 시장은 인대 파열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습니다. 범행 직후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가해자는, 2016년경 LH로부터 특별계획구역 내 부지를 매입한 이후 수년간 법과 절차를 무시하며 위 토지개발을 통한 사업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며 민원을 제기해온 부동산 업자입니다. 천문학적인 개발이익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사회환원 제도인 공공기여금 부담을 회피·면탈하기 위해 공직자를 상대로 상습적으로 폭언·협박·갑질을 일삼아 온 악성 민원인입니다. 현재 상기 폭행범에 대한 경찰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시는 관계기관과 협력해 형사처벌은 물론 민사적 책임까지 포함한 모든 법적 조치를 강
도시는 커졌지만, 마음은 작아져 갔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외로움을 딛고 다시 모였고, 흩어진 삶을 이어내 공동체의 길을 열었습니다. 올해, 화성은 특례시로 승격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합니다. 동시에 마을공동체 10년의 역사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함께할 때, 미래는 열린다.” 2025년, 마을 활동가들이 모여 마을만들기화성시민네트워크 (화성마을넷) 을 출범시키고, 마을공동체지원센터와 함께 걸어온 지 꼭 10년이 됩니다. 작은 불씨로 시작된 길은 이제 역사가 되었고, 오늘 우리는 그 불씨가 타올라 새로운 빛을 열어가는 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마을공동체는 우리 삶을 바꾸어왔습니다. “서로 스며들고 함께 물들며 실천하는 마을공동체”라는 비전 아래 주민의 역량은 강화되었고, 주인이 되는 마을을 만들어냈습니다. 생활문화 공간이 늘어나며 다양한 만남이 가능해졌고, 사회적 약자의 삶의 질은 조금 더 단단히 지켜졌습니다. 보행권이 보장된 안전한 길 위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번지고, 이웃의 따뜻한 손길은 홀로 사는 노인의 저녁을 밝혔습니다. 작은 회의에서 시작된 대화가 마을의 문화를 바꾸었고, 주민의 지혜가 모여 마을의 문제를 풀어냈습니
미담플러스 박상희 기자 정조대왕의 깊은 효심과 애민 정신을 기리는 ‘2025 정조대왕효문화제·정조대왕능행차’가 9월 27일 정조효공원과 융릉 일원에서 막을 올렸다. 정조대왕효문화제는 지난 2002년부터 이어져 온 화성특례시 대표 역사문화축제로, 역사적 의의와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시민과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첫날인 27일에는 1789년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조선 최고의 명당, 화성 현륭원으로 옮기는 과정을 400여 명의 시민들과 함께 재현한 야간행렬 ‘현륭원 천원(遷園)’이 선소리와 함께 장엄한 장면을 연출하며 관람객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개막식에 앞서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이 26명의 효행자에게 ‘효행상’을 시상하며 정조대왕의 숭고한 효심을 기렸다. 효행자에게는 개막식 좌석 앞자리를 배정해 정조대왕이 ‘양로연’에서 노인들을 위해 왕의 앞자리를 내어주었다는 일화를 따르기도 했다. 개막식에서는 재궁(왕실 장례용 관)을 묏자리에 모시는 ‘하현궁 퍼포먼스’에서는 정조대왕이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 날 효도와 감사의 의미를 담아 복사꽃을 드렸던 것처럼 주요 내빈들이 복사꽃을 재궁 위에 헌화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어, 횃불로 죽산마에
화성시는 올해 특례시로 승격했다. 전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성장 도시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반려문화 정책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면 ‘특례시답지 못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남양읍 ‘남양동물보호센터’ 논란이다. 원래 실외체육시설로 승인된 부지는 불과 2년 만에 동물보호소로 용도 변경됐다. 이 때문에 화성시 행정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또한, 필자가 유기동물 보호 정책 전반이 부실하다는 주장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 2023년 5월~9월, 화성시는 약 3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직영 보호소 설립 타당성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1년 넘게 논의는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다. 2025년 9월 아직까지도 직영보호소 설립은 지지부진하다. 그 사이 동물을 사랑하는 화성특례시민과 동물보호단체는 스스로 나서 서명운동을 벌이며 직영 보호소 설립을 촉구해 왔다. 이는 행정이 차일피일 시간만 보내고, 역할을 방기한 결과다. 현 남양보호소의 운영 실태는 시민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 입양을 위해 방문한 시민이 시설의 열악한 관리 상태에 충격을 받고, 결국 타 지역 보호소를 선택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동물 복지를 넘어 시민 정서에도 큰 상처를 남
화성특례시의회 김종복 의원 (동탄4·5·6동)은 9월 22일 오전 10시 화성특례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성문화예술의전당 무대음향장비 교체와 관련된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화성문화예술의전당 무대음향장비 설치를 위해 체결한 계약내용을 개관이 얼마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 설계변경을 통해 교체를 진행하려고 하는 상황에 대해 의문이 있다”라고 발언했다. 먼저, '설계변경을 불가피하게 추진할 수 밖에 없는 구체적인 사유가 상위법령에서 제시하는 합리적 기준에 적합하는지'와 더불어 “장비교체 의사 결정 과정에 이해관계에 대한 우려가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본 사례가 이대로 진행될 경우, "화성특례시 및 유관기관에서 사업 수행시 이와 유사한 방법을 활용하여 설계변경을 통한 불공정거래가 발생될 수 있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끝으로 김 의원은 “시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공공사업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법과 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특정 업체나 제품을 밀어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므로 본 사안이 명확히 규명되고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질 때까지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문> 저는 오늘 “화성특례시 문화예술의전당의 무대음향 장비 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