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위치가 산 아래라서 가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연녹색에 취해 꽃 빛으로 물들어 가는 노을을 본다. 해 질 녘, 잠시 노역의 시간을 내려놓은 듯, 산 아래는 고요한 안식과 함께 노을의 잔광이 쓸쓸하면서도 평화롭기에 그지없다. 하지만 어둠이 짙어 갈 때쯤엔 멀리 보이는 산꼭대기가 저녁노을에 물들면서 아슴아슴 어린 시절이 다가오기도 한다. 어린 시절을 회상(回想)하다 보면 그때마다 어머니 생각은 더 간절하게 다가온다. 늘 동구 밖에서 학교 갔다 돌아오는 아들을 기다리던 생시의 고운 얼굴이 절절히 그리워진다. 그 시절, 국어 시간에 글짓기 대회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그 흔한 장려상조차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늘 '내 글이 최고로 잘 쓴 글'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칭찬이 밑거름되어 지금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면 선생님들께 귀여움을 받는다. 그런데 나는 이상하게도 그렇지 못했다. 고분고분하거나 순종적이지 않아서 그랬는지 모른다. 몇 번에 걸친 부딪침으로 인하여, 세상은 그 사람의 진심, 그 사람의 노력, 그 사람의 이상(理想)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도 알았다. 세상은 나
화성시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은 리하르트 스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다. 도입부의 트럼펫과 팀파니의 선율은 태양이 솟아오르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음악이다. ‘신은 죽었다’는 철학자 니체의 대표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음악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음악만을 감상하기 보다는 동시대의 문학 작품을 비교 감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문학과 음악, 미술의 만남은 조화로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환상적인 기쁨을 느끼게 한다. 화성시 예총에서 이러한 논의를 바라며, ‘화요회’는 19세기말 프랑스 파리 예술가들이 화요일마다 모여 토론하고 교류하였던 모임의 이름이다. 클로드 드뷔시는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 에서 1885년부터 1918년까지 빅토르 위고의 뒤를 이은 ‘시온수도회 뱃사공들/그랜드 마스터’ 로 나오는데 신비함을 간직한 프랑스의 위대한 작곡가이다. 파리 고등음악원에서 공부하며 작곡가로 로마대상을 받아 로마로 유학을 하였다. 20세기 음악의 기초를 확립한 프랑스의 작곡가로서 학문의 열렬한 추구자이기도 했던 '드뷔시'는 예술의 모든 분야 즉, 문학, 회화, 조각, 건축, 진화학, 그리스나 중세기의 성가, 천여가지나 넘는 동양의
13호 마감을 앞두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1면에서 비봉 삼표 석산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취재하고, 기사화했다. 취재를 하고 보니 이 문제는 한 두 해에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사실, 초기에 빨리 제대로 된 정보를 시민께 알려야 한다는 사실, 또한 지속적인 보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한 전문가의 자문을 들어가며 필요한 자료를 공문을 통해 요청하고 끝까지 답변을 받아내는 방식의 취재가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공무원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그들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어서는 안되며, 합리적인 이유와 근거를 집요하게 묻고, 현장 확인을 하며, 끝까지 의심하고 추적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기자 앞에서 그 순간만 모면하기 위해 책임질 수 없는 말을 하는 공무원은 공직 사회의 기강 확립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시정 조치 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날은 가고 있다. 선거도 끝나고, 발행인으로서는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겼다. 빠진 정치 지면 만큼 무엇을 채워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지속적으로 보도 해야 할 것은 넘쳐나는데, 무엇을 우선 순위에 두어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생각도 한다. 생명, 평화, 정의의 관점, 공동체
미국의 명문 고등학교인 ‘필립스엑시터 아카데미’에는 소크라테스 교육방식에서 유래한 ‘하크니스테이블’이 있다. 교사와 학생이 ‘하크니스’라고 불리는 원형테이블에 앉아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교육방식으로 여타 토론 수업과 다른 점이라면 선생님도 토론자 중의 한 명일 뿐이라는 것, 그리고 발언자의 의견 개진이 끝날 때까지 다른 사람들은 발언내용을 경청해야 한다는 점이 되겠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하크니스테이블’의 교육목적이 ‘발언’에 있지 않고 ‘경청’에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모든이의 의견을 동등하게 듣는다’라는 철학을 강조하고 있다. 북미의 인디언들은 집회 시 ‘토킹스틱(talking stick)’을 사용했다. 토킹스틱은 긴 지팡이 형태로 발언권은 이 지팡이를 들고 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며, 자신의 의견을 다른 사람들에게 충분히 이해시킬 때까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발언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반면 발언을 듣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는 ‘경청’의 시간이 주어진다. 우리는 타인과의 소통에 있어 ‘말하기’에 주안점을 둔다. 그렇다 보니 대부분의 소통은 내 이야기를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경청’은 온데간데없다. 단순한
선거전이 한창이다. 언론인이 된 후 언제나 감정에 동요 되지 않으려 노력하고, 어떤 사안이건 중립적으로 대하려 많이 노력한다. 그런데 어떤 집중연설 현장에서 한 후보의 연설을 듣고 울어버렸다. 화려한 미사어구나 어려운 말도 아니고, 본인의 잘나가는 경력을 줄줄이 말하는 연설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산업재해 사고를 말하며, 나는 ‘의원님’이라는 소리도 불편하다고, "머슴으로 일하겠다"라고 말하는 젊은 후보를 보며, ‘그래도 희망은 있다’ 라고 느꼈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나' 싶었고, '왜 이 세상은 이리 변하지 않는 거냐'라고 마음이 상했고, '권력을 가진 사람은 왜 저 모양이냐'라고 가슴 절절한 마음을 품었다가도, 또 희망의 새싹을 본다. 변하지 않는 세상에 짱돌이라도 던지는 마음, 그 마음이 4월 10일 투표장으로 가게 하는 마음이었으면 한다. 주권자의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인 것이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을 수도 있고, 마음에 드는 정당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인터뷰로 만난 후보들은 정말로 훌륭하지 않은 후보가 없었다. 그러니 잘 살펴 인물과 정당과 정책을 비교하여 나의 소중한 한 표를 꼭 행사 했으면 한다. '권력을 가진 자에게 욕을 하더
바야흐로 현수막 전성시대이다. 선거전이라 정당의 홍보, 문화센터 프로그램 홍보, 행사 홍보, 아파트 분양 홍보 등 각종 다양한 현수막이 거리 곳곳에 걸려있다. 보통 현수막은 지정게시대에 게시하거나 정당현수막이나 화성시 현수막은 사거리 등 높게 게시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행정게시대가 있다.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근처에 지정한 게시대를 통칭한다. 그런데 작년인가부터 화성시 곳곳 인도쪽에 현수막게시대가 생겼다. 원래는 안전펜스가 있던 곳인데 펜스를 없애고 게시대를 만든 거다. 그 게시대에는 시정홍보전용이라고 쓰여져 있다. 처음엔 자세히 보지 않아 게시대에 뭐라고 쓰여있는지 몰랐다. 언젠가부터 정명근 화성시장 명의의 현수막이 붙기 시작했다. “추석 잘보내라”, “수험생 시험잘보라”, “새해 복 많이 받으라”, “졸업을 축하한다”, “입학을 축하한다” 등의 내용이 걸린 현수막이었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게시대를 가까이 가서 살펴보았고 시정홍보 전용이라고 쓰여 있음을 알게 되었다. ‘시장홍보’를 잘 못 쓴 것인지, 아니면 ‘시정홍보’의 개념을 잘 못 알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게시대를 별도로 만들었으니 예산이 들어갔을 거다. 시장 명의의 현수막 제작도
안녕하세요. 미담플러스 발행인 박상희입니다. 휘지 않는 펜 미담플러스가 지면 11호를 발행했습니다. 11호에서는 10호와 다르게 CI 에 펜 모양 그림이 추가 됐습니다. 자세히 보셔야 차이를 아시겠지만 조금씩 디테일을 추가하여, 작지만 강한 언론, 수준 높은 언론, 레벨이 다른 언론이 되기 위해 발행인이 영혼을 바쳐 뛰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화성 '갑' 특집으로 화성 서부권의 굵직한 현안을 엄선하여 국회의원 후보 3명에게 공통 질문을 공문으로 보내고 답변을 받았습니다. 지면의 할당을 균일 하게 하고, 질문을 공통으로 하여, 후보자들에게 공정하게 하도록 최대한 신경썼습니다. 비즈니스/경제 섹션을 신설 했습니다.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산업과 비즈니스 분야에 지면을 할당 함으로써 더 다양한 컨텐츠로 독자에게 보답하겠습니다. 우리 이웃시인 오산시의 소식을 담기로 했습니다. 오산시의 행정, 의회의 굵직한 소식을 먼저 전하며 원래 한 몸이었던 화성과 오산의 소식을 함께 담아 미담플러스의 영향력을 더 넓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오산과 화성을 비교 분석하는 기사, 오산에서 독보적으로 활동하는 인터넷 신문사 기자와 협업하여 수준 높은 기사를 독자에게
문화는 소통을 통해 진화해 왔다. 인류는 과거로부터 언어적, 비언어적 소통을 통해 서로에게 의사를 전달하며 사회라는 테두리를 형성할 수 있었다. 사실 소통, 즉 커뮤니케이션의 어원은 ‘공유’, ‘나누다’라는 뜻을 의미하는 ‘Commuicare’에서 유래되었다. 사회 구성원 간의 유대관계 및 조직문화는 소통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나눔으로서 성장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과거 언어가 없던 시절에는 장황하게 나열하듯 정보를 전달할 수가 없었다. 간결하지만 함축적인 표현 방법으로 의사를 전달하고 기록하였는데, 이는 기호학에서 말하는 상형문자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상형문자는 회화적 표현을 통해 정보를 전달함과 동시에 전달자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드러낼 수 있었다. 함축적 의미의 상형문자가 상대방에게 잘못 해석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표현된 점을 비추어 볼 때, 단순히 언어적 소통이 아닌 문화적 소통이라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사회의 문화적 소통방법은 과거에 비해 더욱 다양해 졌다. 매스미디어를 통한 콘텐츠를 비롯하여 공연, 전시, 출판 등 작가의 생각과 감정을 여러 형태로 가공하여 전달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관람객 또는 시청자
운명 교향곡 발렌타인데이는 2월14일 이며 그 유례는 로마시대에 군인들의 결혼은 황제의 허락이 있어야 할 수 있었는데, 발렌타인 신부님은 서로 사랑하는 젊은이들을 황제의 허락 없이 결혼을 시켜준 죄로 순교하였다. 그가 순교한 뒤 이 날을 축일로 정하고 해마다 이 날 애인끼리 사랑의 선물이나 연애편지를 주고받는 풍습이 생겼다고 하며 지금은 연인들의 날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날은 여자가 평소 좋아했던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것이 허락되는 날이다. 사랑을 전하는 매개체로 초콜릿이 이용되는데 그것은 초콜릿의 달콤함 때문이며, 일본 사람들의 상술이 엿보인다. 베토벤의 5번 교향곡은 운명 교향곡으로 알려져 있지만, 유럽에서는 운명 교향곡이라고 불리지 않는데, 이 역시 '일본인의 작품명' 을 우리가 그대로 받아 사용하기 때문이다. 베토벤이 5번 교향곡과 에그몬트 서곡을 작곡하였던 시기의 유럽은 나폴레옹의 지배하에 있었으며 대륙 봉쇄령으로 극도의 궁핍함을 겪고 있었음이 음악의 운명적인 울림과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널리 알려져 있는 음악이지만, 지휘자에 따라서 각기 다른 해석으로 연주마다 큰 차이를 갖게 하는 교향곡이 바로 '운명 교향곡'이다. 특히 1악장의 도입
2월 16일 카이스트 석사 졸업생인 신민기 씨가 “R&D 예산 복원하라”고 외치다가 입이 틀어막히고 사지가 붙들린 채 행사장에서 끌려나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과학 강국으로의 퀀텀 점프를 위해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확대하겠다”라며 “도전하라.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손을 굳게 잡겠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지난해보다 5조 2000억 원을 삭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예산을 삭감해 놓고 확대하겠다고 말했고, 생색내지 말고 예산 복원하라고 사실을 말한 시민은 끌려나갔다. 언행불일치의 끝판왕이요, 국가폭력을 대놓고 자행하는 공포정치로의 회귀이다. 말과 행동이 다른 이를 우리는 경계한다. 말이 무성해도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 비단 윤석열 대통령만 언행불일치할까. 그렇지 않다. 나도 그럴 때가 있고, 우리 모두 내가 한 말과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때가 있다. 이때 우리는 상대의 실망이나 비판을 경청하고 사과한다. 정직하게 진심으로 잘못을 인정할 때 오히려 용서와 화해가 따라오기도 한다. 우리가 진심으로 미워하는 태도는, 약속을 어긴 행위 자체보다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