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학교가 세월의 적막 속에서 잠들었다가, 이제 창문아트센터로 다시 깨어나 예술과 문화가 숨 쉬는 복합공간으로 거듭났다. 이번 김채웅·함선주 초대전은 단순한 전시가 아닌, 이 공간이 품은 시간의 흔적과 정서를 예술로 되살리는 응답이자 기억의 복원이다. 사라진 아이들의 목소리와 잊힌 시간의 결을 불러내며, 과거와 현재가 맞닿는 감성의 장을 펼친다.
김채웅 작가는 70~80년대 골목과 아이들의 놀이, 일상의 풍경을 통해 공동체적 기억과 인간적 유대의 회복을 이야기한다. 그의 작품 속 웃고 뛰노는 아이들은 특정 시대를 넘어, 우리가 잃어버린 ‘함께 살아가는 시간’의 상징으로 확장된다. 향수에 머무르지 않고, 개인화와 단절이 깊어진 오늘의 사회 속에서 공동체적 온기와 삶의 리듬을 되새기게 한다.
함선주 작가는 생명과 존재, 여성의 몸을 매개로 인간 존재의 근원적 의미를 탐구한다. 그녀의 화면 속 잉태와 탄생의 이미지는 생명의 신비와 고요한 시간의 경이를 표현하며, 삶의 존엄과 관계의 의미를 사유하게 한다. 또한 가족과 돌봄, 연대의 가치를 상기시키며, 생명이 자라기 위한 사회적 울타리로서의 공동체를 은유한다.
두 작가의 시선은 서로 다른 주제 속에서도 ‘아이들의 부재’라는 공통된 질문으로 만난다. 이 전시는 잊힌 시간과 공간, 인간적 관계와 생명, 그리고 공동체의 온기를 회복하려는 예술적 사유의 장이다.
“그 많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이 물음은 단순한 그리움이 아니라,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공동체의 온기와 미래에 대한 성찰이다. 이번 전시가 관람자들에게 과거의 추억을 넘어, 인간과 가족, 공동체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이 공간이 다시 아이들의 웃음으로 채워지는 날, 예술이 그 시작의 불씨가 되기를 기대한다.
Gallery MOON 관장 박석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