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플러스 박상희 기자
지자체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껴 쓰며 시민의 혈세를 갉아먹는 지역 '언론 카르텔'을 끊어내기 위해 구리 시민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공정언론국민감시단은 4월 3일 구리행정복지센터 공연장에서 각계 전문가, 언론인, 일반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7회 공정언론 대토론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단연 시민들의 결집이었다. 오전에 열린 1부 행사에서 위촉장 수여와 언론 감시 교육을 마친 '어머니감시단 구리본부' 단원들은 오후에 이어진 대토론회가 끝날 때까지 단 한 명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들은 전문가들이 폭로하는 지역 언론의 씁쓸한 민낯을 경청하며 시민 감시자로서의 투지를 불태웠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정·관계 인사들은 축사 영상을 통해 공정 언론을 향한 시민들의 발걸음에 힘을 실었다. 백경현 구리시장은 "공정한 보도가 행정을 오직 시민을 위해 긴장하게 만든다"고 격려했다. 송석준 국회의원(이천시)은 무자격 기자의 광고 갈취 실태 점검 취지에 깊이 공감했으며, 안태준(경기 광주시)·김용만 국회의원 역시 "언론의 검증 기능이 약화되는 현실 속에서 시민 참여형 감시기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진 기조발언에서 김진태 공정언론국민감시단 기획실장은 압도적인 데이터를 무기로 행사장의 분위기를 장악했다. 김 실장은 "경기도내 한 지자체의 2025년 출입 매체 전수조사 결과, 무려 81.2%가 관공서 보도자료를 토씨 하나 바꾸지 않은 '복붙(복사하기 붙여넣기) 기사'였다"며 지역 언론의 현실을 질타했다.
특히 김 실장은 "그동안 지역 언론을 바로잡을 기준(조례)을 만들려 해도 정치인들이 수십 개 매체의 보복성 포화를 견뎌내기란 현실적,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며 과거의 한계를 짚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제 조례를 발의하는 정치인들에게 부당한 공격이 쏟아진다면, 오늘 출범한 어머니감시단이 든든한 방패가 되어 지켜주겠다"고 선언했다.
성공회대 김서중 교수가 좌장을 맡은 본 토론회에서는 현장의 생생한 고발과 실질적인 대안이 쏟아졌다.
이성범 시민패널은 현 지역 언론을 정보 출처가 보도자료뿐인 '허수아비 기자'로 규정하며, 내용 없이 지자체 성과만 부풀린 '쌍둥이 복붙 기사'가 시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미라 시민단체 대표 역시 시민사회의 비판적 활동은 철저히 외면하면서 행정기관의 장밋빛 개발 보도자료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언론의 편향성을 규탄하며, 엄격한 정량 평가 조례 도입을 촉구했다.
공공기관과 현장의 목소리도 더해졌다. 실무 현장에 있는 강희택 경기도의회 뉴미디어팀장은 "광고를 주지 않으면 가십성 기사를 쓰거나 과도한 정보공개청구로 공무원을 괴롭히는 무자격 기자들의 횡포가 심각하다"고 폭로하면서, 이를 제재하기 위해 공무원과 어머니감시단이 함께 매체를 평가하는 '민관 심의 거버넌스'를 전격 제안했다. 여기에 김영준 현직 언론인은 광고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영상 편집을 배워 자체 수익 구조를 만든 생존 사례를 공유해 눈길을 끌었고, 류재국 경찰 패널은 사이비 언론 단속의 현실적 한계를 짚으며 시민 감시단의 조직화가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전문가들의 맹폭과 참담한 언론 현실을 끝까지 지켜본 허영대 어머니감시단 구리본부장은 깊은 탄식과 함께 다짐을 전했다.
허 본부장은 "기사 한 줄 스스로 쓰지 않고 세금을 챙겨가는 언론이 오히려 관언유착의 고리가 되어 있는 충격적인 현실을 오늘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며 "전문가분들의 토론을 들으며 우리 시민들이 왜 직접 나서야만 하는지 절실히 깨달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늘의 충격과 깨달음을 잊지 않고, 우리 구리시에서 세금을 탐하는 가짜 언론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매서운 시민의 눈으로 끝까지 감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제7회 대토론회는 그동안 막대한 언론 권력에 부딪혀 번번이 좌절되었던 제도적 한계를 극복하고, '조직화된 시민 세력'이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하며 대한민국 지역 언론 쇄신의 역사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