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전화 한 통이 왔다. 저장된 전화가 아니었기에 잠시 망설이다가 받은 수화기 너머 울음 섞인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김 교수님이 돌아가셨단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당시 현장 경찰 책임자로 근무하고 있었음에도, 나이며 체면도 잊어버리고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그만큼 교수님을 떠나보낸 슬픔이 컸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도 교수님이 내 곁을 떠났다는 사실이 좀처럼 믿어지지 않았다. 은사 김 교수님은 ‘내 운명을 바꾸어 놓은 분’이셨다. 당시 서울경찰청에서 힘든 직장생활과 대학 공부를 병행하고 있을 때였다. 직장에 다니면서 공부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현장 경찰인 나는 시위 진압에 동원되는 시간이 많아 대학에 입학하고서도 학업을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학교 공부가 힘들어질 때마다 교수님께서는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충분한 조언으로 용기를 주었고, 간혹 수업을 듣고서 어려움에 부닥쳐 있을 때마다 해결책을 마련해 주는 등 학교생활 내내 천사 같은 조력자였다. 수년 동안 현장 경찰로 생활하면서 주간엔 시위 진압, 야간엔 술에 취한 사람과의 시달림 등으로 매우 어렵고 힘들 때였다. 그때마다 은사님께서는 유일하게 함께하셨다. 학교와 직
2024년 아름다운 봄 감성으로 가득한 창문아트센터 內에 위치한 Gallery Moon에서 "2024 봄향기 감성展" 이 열린다. 창문아트센터는 그린벨트속에 자리한 문화 예술 공간으로, 예술가들과 관람객들이 함께 창조적인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참여 작가들의 작품은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한 예술을 특징으로 한다. 작가들은 각자의 예술적 재능을 발휘하여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친환경 텃밭을 일구며 자연과의 교감을 추구한다. 이들의 텃밭은 단순히 작물을 키우는 곳을 넘어서, 예술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작가들은 텃밭을 통해 자연의 주기와 생명력을 경험하며, 이를 작품에 반영한다. 그들은 식물의 성장과 변화를 관찰하며 예술적 영감을 얻으며, 이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표현한다. 이러한 작가들의 노력은 환경 보호와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삶의 모범이 될 수 있다. 그들의 작품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환경 보호와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예술적 열정을 통해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친환경 삶을 추구하는 모범이 된다. 바쁜 생활 속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전시장을 방문하
102주년 어린이날을 맞은 5월 5일, 스무번째 초록축제가 화성시 향남읍 풍경공원 느티나무 쉼터에서 열렸다. 비가 오는 와중에도 아이들의 손을 잡은 인근 주민들이 주최측에서 정성껏 준비한 어울리는마당, 함께노는마당, 먹거리마당을 찾아 어린이날을 즐겼다. 임명수 초록축제준비위원장은 "소유와 대가라는 교환 가치에 길들여진 우리의 일상에서 단 하루라도 무소유의 삶, 나눔의 삶을 경험해보자는 취지로 여러 시민 단체와 지역 주민들이 함께 준비한 축제가 벌써 스무해를 맞아 뜻깊다"라고 말했다. "비가 와서 어떡해요"라는 걱정스런 질문에는 "비가 오면 또 비가 오는대로"라며 환하게 웃었다. 초록축제는 일회용품 사용을 지양하고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한다. 먹거리마당의 모든 음식은 무료이나 참여자들은 '개인 식기'를 지참해야 한다. '양말목공예'로 어울리는 마당에 함께 한 한미경 화성여성회 대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비가 와서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어느덧 우리 지역의 소중한 축제로 자리잡은 그 의미만큼은 조금도 꺾지 못했다"며 "함께 노는 마당으로 난생 처음 포크댄스도 준비했는데 모두가 동의하신다면 이깟 비가 대수겠느냐"며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얼굴에 'LOVE &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5월 4일 정조효공원 (화성시 안녕동) 에서 처음 열린 화성시 연등 음악축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정명근 화성시장, 화성시의회 김경희 의장을 비롯해 오문섭 부의장, 유재호 의회운영위원장, 이해남 교육복지위원장, 박진섭, 위영란, 김상균, 명미정, 송선영, 이용운, 장철규 의원이 참석하고 화성시 불교사암 연합회 관계자, 화성시민이 참석했다. 화성사랑 음악 봉사단이 선보이는 공연을 시작으로 연꽃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거리가 행사장 곳곳에서 진행됐으며, 연등행렬이 진행됐다. 이어진 연등 음악회에서는 초대가수 ‘맨발의 디바 이은미’, 국악인 ‘소리꾼 장사익’이 펼치는 다채로운 무대로 화합의 장을 펼쳤다. 또한, 어린이날 연휴를 맞이해 아이를 동반한 가족 및 많은 시민이 전통문화행사로서 축제를 즐겼다. 가족, 연인이 삼삼오오 모여 잔디밭에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행사 내내 따뜻한 분위기에서 아름다운 봄날을 즐겼다. 특히, 용주사에서 정조효공원까지 진행된 연등행렬은 1.4 Km 구간을 용주사 및 화산동 주민, 불자를 비롯한 많은 시민이 참여해 지역 화합의 장을 선보이며 함께 거리를 희망의 연등 불빛으로 수놓았다. 이날 정명근
박상희 기자
(재)화성시문화재단(대표이사 김신아)과 브리즈 아트페어의 협력으로 2024년 브리즈 아트페어 '로컬트랙 화성'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브리즈 아트페어는 2012년 시작되어 올해로 11주년을 맞이하는 아트페어로, '로컬트랙'은 2022년부터 운영된 프로그램으로, 지역문화예술재단과 협업하여 지역의 유망한 신진 예술인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프로젝트이다. 올해 브리즈 아트페어는 화성시문화재단과의 협력으로 '로컬트랙 화성'을 진행했다. 화성시의 청년 예술인 3명이 최종 선정되어 아트페어 참가 기회를 얻었으며, 작품 운송 및 통합 홍보, 예술인 교육·교류 프로그램 등을 지원받았다. 화성시문화재단 관계자는 “로컬트랙 참가를 통해 지역 예술인들이 보다 큰 무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2024년 브리즈 아트페어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으며, 4월 18일부터 21일까지 1부, 4월 25일부터 4월 28일까지 2부가 진행되었다. '로컬트랙 화성' 작가 3명은 1부에 참가하여 독창적인 작품세계로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김유신 작가는 상대적 관계에 놓인 색들의 조합을 통해 서로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이야기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
미국의 테크기업 애플 사(社)의 창시자인 스티브잡스는 크리에이티브한 화법으로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특히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 공감대화법, 그리고 간결하고 명료하게 의사를 전달하는 직관적 대화법은 바람직한 화술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당하게 발언하면서도 상대의 호감을 유도해내는 화술, 스티브잡스의 화술은 시대를 초월해 우리가 간직해야 할 아름다운 대화의 기술 중 하나라 말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스티브잡스는 그의 수려한 화술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한 것이었을까? ‘관점을 디자인하라’을 집필한 박용후 작가는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여기에 새로운 관점을 부여하면,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것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관점을 전환하기 위한 방법으로 ‘당연함에 대한 부정’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스티브잡스는 스텐퍼드 대학 연설에서 “점과 점의 연결”을 강조하였다. 다시 말해 서로 다른 것들을 연결해 보고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해야 한다는 말이다. 스티브잡스는 이를 ‘재발명’이라 명명하였다. 위에 열거한 사례의 공통점은 ‘관점의 전환’이다. 우리는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에만 집중한다. 분명
사무실 위치가 산 아래라서 가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연녹색에 취해 꽃 빛으로 물들어 가는 노을을 본다. 해 질 녘, 잠시 노역의 시간을 내려놓은 듯, 산 아래는 고요한 안식과 함께 노을의 잔광이 쓸쓸하면서도 평화롭기에 그지없다. 하지만 어둠이 짙어 갈 때쯤엔 멀리 보이는 산꼭대기가 저녁노을에 물들면서 아슴아슴 어린 시절이 다가오기도 한다. 어린 시절을 회상(回想)하다 보면 그때마다 어머니 생각은 더 간절하게 다가온다. 늘 동구 밖에서 학교 갔다 돌아오는 아들을 기다리던 생시의 고운 얼굴이 절절히 그리워진다. 그 시절, 국어 시간에 글짓기 대회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그 흔한 장려상조차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늘 '내 글이 최고로 잘 쓴 글'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칭찬이 밑거름되어 지금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면 선생님들께 귀여움을 받는다. 그런데 나는 이상하게도 그렇지 못했다. 고분고분하거나 순종적이지 않아서 그랬는지 모른다. 몇 번에 걸친 부딪침으로 인하여, 세상은 그 사람의 진심, 그 사람의 노력, 그 사람의 이상(理想)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도 알았다. 세상은 나
화성시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은 리하르트 스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다. 도입부의 트럼펫과 팀파니의 선율은 태양이 솟아오르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음악이다. ‘신은 죽었다’는 철학자 니체의 대표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음악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음악만을 감상하기 보다는 동시대의 문학 작품을 비교 감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문학과 음악, 미술의 만남은 조화로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환상적인 기쁨을 느끼게 한다. 화성시 예총에서 이러한 논의를 바라며, ‘화요회’는 19세기말 프랑스 파리 예술가들이 화요일마다 모여 토론하고 교류하였던 모임의 이름이다. 클로드 드뷔시는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 에서 1885년부터 1918년까지 빅토르 위고의 뒤를 이은 ‘시온수도회 뱃사공들/그랜드 마스터’ 로 나오는데 신비함을 간직한 프랑스의 위대한 작곡가이다. 파리 고등음악원에서 공부하며 작곡가로 로마대상을 받아 로마로 유학을 하였다. 20세기 음악의 기초를 확립한 프랑스의 작곡가로서 학문의 열렬한 추구자이기도 했던 '드뷔시'는 예술의 모든 분야 즉, 문학, 회화, 조각, 건축, 진화학, 그리스나 중세기의 성가, 천여가지나 넘는 동양의
<작가 노트> 달동네 이야기 어느 날 문득 70-80년대 배고프고 어려워 서울변두리에 살았던 어린 시절이 기억이 났다. 달동네에서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친구가 달동네에 살아 가끔 놀러가곤 했었다. 그 당시 달동네로 기억되는 동네는 2호선 지하철역 서울대입구역에서 상도동 넘어가는 동네(봉천동)와 난곡(신림동)이다. 달동네는 산등성이나 산비탈의 높은 지대에 가난한 노동자들이 모여 사는 동네이고, 높은 곳에 위치해 달과 가깝게 지내고, 달이 잘 보인다는 뜻으로 붙여진 것 같다. 급격한 산업화로 시골에서 상경한 사람들이 주로 모여 살았던 달동네는 값싼 주거지인 동시에 가난했지만, 가족의 정과 사랑이 있는 보금자리 였고, 모여든 사람들 또한 알음알음으로 모여든 같은 고향 사람들이 끈끈한 정으로 공동체를 이루며 서로 의지하며 살던 곳이기도 했다. 그때 그 골목에는 왜 그리 아이들이 많았는지 동네 아이들 세상 이었다. 여기 저기 모여 여러 가지 놀이를 즐겼는데 가난해서 돈이 별로 들어가지 않는 놀이들을 즐겼었다. 구슬치기, 딱지치기, 고무줄놀이, 말뚝박기, 땅따먹기, 자치기, 사방치기, 숨바꼭질, 다방구, 말타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 등, TV를 보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