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이 풍진 인생길을 굽이굽이 돌아보니
스물한 살 어린 나이 한양 천리 시집와서
노망 앓는 시할머니 엄동설한 눈 내릴 때
손 호호 불어가며 눈물 받아 똥 빨래 하고
'이런 것이 시집살이구나' 멋모르고 살다 보니
딸 하나 아들 하나 선물로 받았소
서방이란 저 인간은 방랑살이 끼었던지
40여 년 긴 세월을 생과부로 만들더니
저승길을 찾지 못해 이승에서 헤맨다기에
아비 노릇 서방 노릇 못 하고 살았으니
한도 미련도 할 말인들 왜 없겠소
굽이굽이 사연일랑 가슴에 모두 담고
미련도 두지 말고 훨훨 날아가시오
티끌 같은 짧은 인생 무슨 끈이 그리 길어
귀밑머리 마주 풀고 임종까지 내 몫인데
그 중간 긴 세월은 어디 가서 찾을 거요
아무리 돌아봐도 추억 한 점 못 찾겠소
내 머리는 흰 서리요 뼈마디는 삭정인데
이제야 큰 짐 내려놓고 맘 편히 살겠구려
나보다 먼저 가서 고맙소, 참 고맙소
다음 생에는 멀리서라도 내 모습 보이거든
옷깃도 스치지 않게 먼 길로 돌아가소
그리도 가물던 비
추적추적 내리는 거 보니
조강지처 자식도 버리고 산 당신
후회와 참회의 눈물인가 보오
살아생전 자식 손에 밥상 한 번 못 받고 가니
외롭게 산 나보다 당신 팔자가 더 가엾소
잘 가시오, 훠이 훠이 ~ ~ ~
2026년 03월 05일
박용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