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플러스 박상희 기자

아리셀 참사 1주기인 6월 24일 오전 11시, 화성 전곡산단 아리셀 앞에서 추모제가 열렸다. 이번 추모제는 ‘아리셀 산재 피해 가족협의회’와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가 주최하고,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주관한 가운데 참사 발생 현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해 대책위 및 피해자 가족협의회 관계자, 김대순 경기도 행정2부지사, 정명근 화성특례시장, 배정수 화성특례시의회 의장, 진보당 화성시위원회, 민주노총 관계자 등 다수의 인사들이 참석해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위령제는 추모의 말씀을 시작으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의 발원문 봉독과 추모 법문, 헌화·헌수·헌배로 이루어진 공양의식, 사고 현장 주변을 도는 회향 순례, 소전의식 등으로 이어지며 희생자들을 깊이 애도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김태윤 아리셀 산재 피해 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지 1년이 됐다. 그동안 기억해주고 연대해준 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20차례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지만, 박순관 대표는 아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박중언 총괄본부장은 자신에게 잘못이 없으며 오히려 고인이 된 노동자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라며 “이것이 참사 1년이 지난 지금, 아리셀과 에스코넥 책임자들의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민형사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며, 오늘부터 다시 싸움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를 대표해 발언에 나선 민주노총 김진희 경기도본부장은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지난 토요일 서울역에서 열린 추모제에서 중국에서 오신 유가족들과 인사를 나눴다. 가족을 잃으신 유가족분들께, 이 사회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1년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실제로 이루어진 것은 거의 없다. 민주노총도 대책위와 함께했지만 많이 부족했다”며 자성의 뜻을 전했다. 이어 “6월 24일은 매년 돌아올 것이고, 그날의 상처는 해마다 되살아날 것이다. 그 고통은 숨이 끊어지는 날까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상처가 조금이라도 무뎌지고, 23명의 영혼이 편안히 안식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유가족과 함께 했던 우리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야말로 온전한 치유의 길이라고 믿는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도 끝까지 함께 하겠다”라고 밝혔다.
아리셀 참사기간동안 유가족을 통역했던 통역관은 “나를 인터뷰 하지 말고 유가족을 인터뷰하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모든 시민과 이주노동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더 안전한 화성특례시를 만들어가는 것이 희생자들에 대한 진정한 추모라고 생각한다”면서 “다시 한번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빈다”고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했다.


화성특례시는 ▲화성 아리셀 공장화재 사고 발생 및 대응 과정 전반을 담은 ‘백서 제작’ ▲고위험 사업장의 사전 정보 파악 및 신속 대응을 위한 ‘화재위험지도’ 구축 ▲분야별 제조업 사업장 안전 점검 위한 ‘산업안전지킴이’ 운영 ▲공장화재 대응을 위한 비상근무체계 운영 ▲재난대응과 및 사고대응팀, 노사협력과 신설 등 공장 화재에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산재사망자 추모비는 아직 장소를 선정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