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서문
[사이]
빛과 그림자, 하늘과 바다, 현상과 이면... 그 사이
전시 [사이]는 미로팀_현수영, 황정경 작가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가 교차하며, 빛과 그림자, 하늘과 바다, 그리고 현상의 근원과 과정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과 균형을 탐구하는 자리다.
두 작가는 각기 다른 시각적 언어를 통해 자연과 인간, 소비사회와 소외된 존재들 간의 복잡한 관계를 해석하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상호작용을 예술로 재현한다.
황정경 작가는 자연의 순환과 생명력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지 시사한다. 특히 자연 속에서 나타나는 유기적인 연결성과 인간의 책임을 시각적으로 풀어내며, 관객을 자연의 휴식이 곧 인간의 안녕과 평온임을 성찰하도록 이끈다.
인간의 활동이 자연과 동물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음을 암시하며, 소금을 매개체로 사용해 자연에 대한 존중과 회복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리고 공작을 통해 인간과 자연, 인간과 동물 간의 평화로운 공존을 기원한다.
반면 현수영 작가는 소비사회가 만들어낸 현상과 그 이면의 결과를 예리하게 파헤친다. 그의 하리보 곰젤리를 통한 Shdow by dancing bear 시리즈는 화려하고 달콤한 외형 뒤에 숨겨진 사회적 문제와 인간의 무관심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소비의 빛나는 겉모습과 그 이면에 가려진 어두운 그림자 사이의 불균형을 날카롭게 드러내며, 현대 사회가 직면한 거대한 산업 구조와 환경적, 윤리적 문제를 탐구한다.
이번 전시는 두 작가가 각자의 작품을 통해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상호작용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인간과 자연, 인간과 소비사회 사이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관계들을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한다. 그리고 그 안에 현상과 근원,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지며 자연의 원초적 힘과 인간의 개입으로 인한 흐름의 변화를 담아 과정 사이의 감정적 교감을 통해 단순히 대립을 넘어선 공존과 연결의 의미를 탐구한다.
전시 [사이]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 속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서로의 관계를 재조명하는 깊이 있는 성찰을 제공한다. 미로팀_황정경과 현수영의 작품이 만나는 이 공간에서 관객은 자연과 사회, 그리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인간의 자리를 다시 한번 고민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미로_현수영, 황정경
미로팀은 지난 2023화성메세나 선정전 [사각사각_상상 속 경계와 프레임] 이후에도 각자의 작업탐구와 다채로운 미술활동을 함께 찾아가고 있다. [사각사각]의 리마인드전으로 이번 [사이]전을 열게 되어 의미가 깊다. 스스로 탐구하여 길을 잘 찾아가도록 이끌어줄 한걸음이기를 바란다.
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