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5 (수)

  • 맑음동두천 13.6℃
  • 맑음강릉 22.8℃
  • 맑음서울 16.8℃
  • 맑음대전 16.9℃
  • 맑음대구 18.7℃
  • 맑음울산 15.6℃
  • 맑음광주 17.8℃
  • 맑음부산 18.2℃
  • 맑음고창 12.4℃
  • 맑음제주 16.6℃
  • 맑음강화 13.2℃
  • 맑음보은 13.7℃
  • 맑음금산 14.1℃
  • 맑음강진군 13.5℃
  • 맑음경주시 16.2℃
  • 맑음거제 16.0℃
기상청 제공

문화

예술인 서양화가 김채웅

 

 

 

 

<작가 노트> 

달동네 이야기

 

어느 날 문득 70-80년대 배고프고 어려워 서울변두리에 살았던 어린 시절이 기억이 났다. 달동네에서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친구가 달동네에 살아 가끔 놀러가곤 했었다. 그 당시 달동네로 기억되는 동네는 2호선 지하철역 서울대입구역에서 상도동 넘어가는 동네(봉천동)와 난곡(신림동)이다.

 

달동네는 산등성이나 산비탈의 높은 지대에 가난한 노동자들이 모여 사는 동네이고, 높은 곳에 위치해 달과 가깝게 지내고, 달이 잘 보인다는 뜻으로 붙여진 것 같다. 급격한 산업화로 시골에서 상경한 사람들이 주로 모여 살았던 달동네는 값싼 주거지인 동시에 가난했지만, 가족의 정과 사랑이 있는 보금자리 였고, 모여든 사람들 또한 알음알음으로 모여든 같은 고향 사람들이 끈끈한 정으로 공동체를 이루며 서로 의지하며 살던 곳이기도 했다.

 

그때 그 골목에는 왜 그리 아이들이 많았는지 동네 아이들 세상 이었다. 여기 저기 모여 여러 가지 놀이를 즐겼는데 가난해서 돈이 별로 들어가지 않는 놀이들을 즐겼었다. 구슬치기, 딱지치기, 고무줄놀이, 말뚝박기, 땅따먹기, 자치기, 사방치기, 숨바꼭질, 다방구, 말타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 등, TV를 보려고 만화방에 모여서 김일 레슬링 보던 모습들이 생각난다.

 

일상적인 풍경으로는 물지게 진학생, 똥지게아저씨, 찹쌀떡장수, 냉차장수, 망개떡장수, 연탄배달부, 소독차, 술 취해 노래 부르는 아저씨, 넝마주의(재건대), 이발소아저씨, 머리에 물건을 이고 등에는 포대기로 아이를 업고 한손에는 그나마 큰놈 손을 붙들고 가파른 달동네 언덕길을 힘겹게 오르던 어머님들의 모습.

 

동네는 포장이 안돼서 비나 눈이 온 후 질퍽이던 동네, 오죽했으면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 못산다.”는 동네, 위생이 안 좋아 이는 늘 달고 살았고, 집 천창에는 쥐 생원 가족과 동거하고 여름에 모기가 극성이어서 소독약 뿌리는 픽업트럭이 나타나면, 소독차 뒤를 동네 아이들과 쫒아 다니던 그 시절이 생각이 난다.

 

가난했지만 정이 있고 꿈도 있었고 낭만이 있던, 70-80년대 어린 시절이 그리워 그림으로 표현을 해봤다.

 

 

프로필 사진
박상희 기자

안녕하세요
미담플러스 대표이자 DESK 박상희 기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