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9 (화)

  • 흐림동두천 24.2℃
  • 구름많음강릉 24.7℃
  • 구름많음서울 27.5℃
  • 맑음대전 26.4℃
  • 맑음대구 24.8℃
  • 구름많음울산 23.2℃
  • 구름많음광주 26.3℃
  • 구름많음부산 24.4℃
  • 구름많음고창 25.9℃
  • 흐림제주 22.9℃
  • 구름많음강화 22.3℃
  • 구름많음보은 25.4℃
  • 구름많음금산 25.6℃
  • 구름많음강진군 26.9℃
  • 맑음경주시 24.5℃
  • 맑음거제 23.3℃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논평] 경기국제공항 공약, 구시대적 토목 행정 탈피하고 실효성 있는 기후·생태 대안 마련이 관건이다.

 

개혁신당 전성균 후보자가 화성시의 미래 비전으로 “화옹지구 군공항 이전 및 경기국제공항 유치 연계” 공약을 제시했다. 전 후보가 제시한 공약은 서남부권의 발전 정체를 해소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는 점에서 일견 지역 사회의 관심을 끌 수 있다. 특히 군공항 소음 문제 해결과 국제공항이라는 거대 인프라 결합을 통해 오랜 지역 갈등의 돌파구를 찾고자 한 시도는 기존의 단편적인 이전 논의와 차별점을 두려는 고민의 흔적으로 읽힌다.

 

그러나 신공항 건설이 초래할 막대한 탄소 배출량과 화성습지의 생태적 가치 손실을 고려할 때, 후보자가 내세운 기후위기 대응 목표와 이번 공약 간의 연계성은 대단히 미흡하다. 경기국제공항 유치를 통한 서남부 물류 허브 조성, 배후 도시 개발 등 핵심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이는 생태계 서비스 가치 훼손과 탄소배출 저감이라는 시대적 과제와 정면으로 충돌한 채 병렬적으로 나열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신공항 유치 공약이 실효성과 정당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공항 건설 및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온실가스 총량과 이를 상쇄할 정량적 대책, 그리고 화성시 탄소중립 목표와의 정합성이 반드시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또한, 국제적 보호종의 요람인 화옹지구 화성습지를 보존하기 위한 구체적인 생태계 보호 의지가 부족하다. 화성습지는 해양수산부 지정 국가 습지보호구역이자 EAAFP(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에 등재된 세계적 생태 거점이다. 저어새, 알락꼬리마도요 등 멸종위기종의 서식처를 대규모 토목 공사로 잠식하면서 '친환경 공항'을 만들겠다는 접근만으로는 국제사회와 환경 진영의 우려를 불식하기 어렵다. 단순히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선언적 수준에 머물 것이 아니라, 개발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화성습지의 생태 자산 가치를 극대화하여 지역 경제와 상생하는 모범 사례를 선도해야 한다.

 

무엇보다 시정을 책임지는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후보가, 수년 동안 시민들이 수원군공항 및 경기국제공항 저지를 위해 현장에서 치열하게 활동해 온 과정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은 묵과할 수 없다. 토목 자본의 이익과 개발 논리,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구태적인 공약을 남발하면서 과연 화성시장 후보로서 최소한의 자격이 있는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수십 년간 매향리 폭격장 소음 피해를 견뎌온 주민들에게 또다시 갈등과 소음 잔혹사를 요구하는 현실 앞에서, 주민 수용성을 확보할 실질적 방안은 이번 공약에서 명확히 언급되지 않았다. 발생지 처리 원칙과 지역 간 상생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일방적인 공항 이전 연계가 아니라, 경기 서남부권 전체가 기후위기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광역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신공항 건설이라는 거대 예산 투자를 오히려 탄소 흡수원인 갯벌(블루카본) 복원과 생태 관광인프라로 적극 재편하고, 지자체별 지속가능성 지표를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시민의 삶의 질과 밀접하게 연관된 기후·생태 문제는 단순한 경제 논리나 토목 세력의 이익에만 맡겨서는 해결될 수 없다. 신공항 유치를 통한 경기 서남부 발전론 역시 '장밋빛 청사진' 수준에 머물 것이 아니라, 화성시 조례와 국가 기후 정책에 부합하는 강력한 환경적 타당성 검증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번 공약은 화성 서남부권 개발에 대한 후보자의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으려 할 수 있으나, 진정한 미래 사회로의 전환은 구시대적 공항 건설 선언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토목 의존 구조를 실제로 줄이기 위해서는 생태 가치를 강제할 제도, 탄소배출을 규제할 정책 수단, 그리고 정치인과 지자체에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을 부여하는 실행 체계가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2026년 5월 22일

화성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