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단을 행정 놀이터로 만들 것인가?

  • 등록 2025.07.29 21: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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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단, 행정의 순환논리보다 예술의 지속성이 우선되어야

 

최근 일부 지역 문화재단에서 공무원식 순환 인사 방식으로 6개월에서 1년 사이 잦은 보직 교체, 문화예술 전문성 없는 일반 행정직의 배치가 반복되며 지역 예술 생태계에 혼란을 주고 있다. 문화재단은 단순한 행정기관이 아닌, 지역의 문화 정체성과 창의성을 키워내는 중요한 플랫폼이다.

 

문화행정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다. 현장과의 신뢰, 지역 예술인과의 소통, 중장기적 기획은 지속성과 감수성이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순환 인사는 축적된 노하우를 지우고 있다.


또한 ‘문화예술을 이해하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인사 구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장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비전문 인력이 주요 사업을 맡게 되는 구조를 고착화시킨다. 이것은 결국 문화재단의 공공성과 창의성을 모두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물론 공공조직에서의 순환 인사는 행정의 효율성과 청렴성을 위한 제도적 필요에서 비롯된 것이며, 일정 부분 조직 운영에 유익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문화재단은 단순한 예산 집행기관이 아니다. 기획의 철학, 창조성, 지역현장의 맥락, 예술가와 시민의 관계성은 오랜 시간과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성립된다. 잦은 인사 교체로는 이 관계망을 제대로 형성할 수 없으며 지속성을 유지할 수 없다.

 

이제 문화재단은 행정의 하부조직이 아닌, 지역문화의 미래를 그려가는 문화 거버넌스의 핵심 기관으로 재인식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인사운영 원칙이 필요하다.


첫째, 기획자·운영자 등 실무진의 중장기 근속 체계 마련이 우선되어야 한다. 둘째, 문화예술 분야 전문 경력자나 문화감수성을 갖춘 인재를 선별 배치해야 한다. 셋째, 장기적인 문화정책 연속성을 고려한 인사 안정성 제도가 필요하다.

 

문화재단은 예술과 시민,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인사제도가 예술을 지우고, 문화를 행정으로 덮는 구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이야말로, 문화재단의 인사정책이 ‘효율’이 아닌 ‘이해’와 '소통' 및 ‘지속성’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재정비될 시점이다.

 

문화예술경영학 박사ㆍ

문화자치 시민협의체 공동운영위원장

신사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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